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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同行) 그리고 모(稻) , 벼(禾) .....

용기 없고 핑계 많은 우리들의 삶이여 ! ! .. 아는듯 모르는듯 또 한번의 나의 봄날은 간다 .. 있는듯 없는듯한 고요(高寥)함의 파장속 눈을 감으면 .. 숨어 피우던 새생명들의 활기참에 용기를 갖어 본다 .. 하찮은 수컷에 불과한 이들과의 불편한 동거(同居) 속에서 ,, 자연의 이치(理致) 세상 살이의 도리(道理)를 다 하려는 삶은 빛을 낸다 .. 어떤 날보다 치열 했던 우리들 오월이 작별을 고(告) 하려 한다 .. 또 한번의 봄날을 겪어 내었다 , 새 생명의 씨알을 또 탄생케 했다 .. 그들의 최아(崔雅)를 지켜 보며 , 조간과 주간에 맞추어 모(稻)뿌리를 .. 심지(心志) 곧게 심겨 주었다 , 또 다른 그들(禾)과의 가슴 설레는 여정 .. 참 살이의 가치를 일깨워줄 나만의 나날 , 가을을 위한 향..

카테고리 없음 2021.06.08

하늘(辰) , 땅(地) , 벼(禾) 그리고 마감동 .....

곡식(穀食)이 자라 내려다 보이던 집앞 작달 논배미 위에 서 있다 .. 쉼(休) ,, 휴식기에 접어든 그 땅 위로 새하얀 설빙이 쌓였다 .. 그제 내려준 눈(雪)은 이른 봄볕 온기에 녹아 스며 들었다 .. 천연의 빙수를 머금은 땅위로 새벽녁 또 한차례의 눈이 와주었다 .. 목화솜 이불을 덮은듯한 눈의 세상은 오히려 따스함과 포근함이 넘친다 .. 그 위 몸을 뉘어 맡겨 본다 , 편안함의 극치 ! ! , 한참만의 눈내음이 참 좋다 ! ! .. 한 웅큼의 눈을 입가에 대어본다 , 예전 변함없는 그대로의 맛에 눈물이 난다 .. 내린 눈을 보고 마주 하면 언제나 늘 지난 옛시절을 추억하게 된다 .. 그 시절 속에서 무언가를 들추어 찾아내고 지금의 나를 돌이켜 본다 .. 얼음 위를 달리는 썰매소리 그 질주를 위한 ..

카테고리 없음 2021.02.05

나는 혼자(單獨一身) 이다 !!! .....

고난(苦難)의 시간 ,, 황량(荒凉)의 시절 ,, 재난(災難)의 시대 ... 창고(倉庫)안 연약하고 덜 크고 부등깃 으로 자라 걱정 스럽던 어린 황조롱이 .. 어엿한 큰새가 되어 바람칼로 상수리나무 가지 사이를 소리없이 지나친다 .. 할머니와 겨끔내기로 돌보고 키워진 나무의 끝은 하늘과 맞닿는다 .. 그 가지끝 하늘위 녀석만의 간결함과 절제의 미(美) 정지비행 날개짓 으로 고요가 깃든다 .. 늦은 점심 ,, 나박김치 , 잡곡콩밥 반공기를 비워 쥐코밥상 , 식탁을 혼자 물리고 , 지나온 한해의 흩어진 고형물(固形物) 고엽(枯葉)을 갈무리 하여 불을 놓아 태워 본다 .. 나무들 사이로 계절풍을 따라 딩구는 온갖 낙엽은 괄퀴살을 비켜내지 못한다.. 살사리꽃 , 코스모스의 한들거림이 녹아 내린 길가 쓰러진 삭가..

카테고리 없음 2020.12.24

그 비인 다랑(畓)에 서다 .....

탈곡기(脫穀機) 풍구 바람을 타고 검불과 티끌이 벼끌 거미줄 위에 내려 앉는다 얀마(yanmar) 석유 발동기는 연회색 연기를 내뿜으며 온 힘 동력(動力)을 발산 한다 타마구(tar) 를 듬뿍 멕인 피대 벨트는 쩍쩍 소리를 내가며 출렁 거리며 돌고 돈다 그 큰 , 힘차고 우렁찬 소리에 맞추어 장정들의 발길 손길도 그저 바쁘다 지게 작대기를 꽂아 키를 더 키운 지게를 짊어진 이들이 논둑으로 줄서간다 흙빛 국방색 작업복 맨발 지게위 늘어진 볏이삭단이 몹시 버겁게 보인다 고단한 삶의 무게가 검게 그을린 가느다란 힘겨워 보이는 장단지 에서 묻어 났다 새벽녁 품꾼을 싣고 달려온 흑말마차가 여물통 앞으로 콧바람을 내며 다가온다 지친 놈의 엉덩이엔 채찍에 의한 선명한 선홍빛 상처가 그대로 나 있었다 녀석은 지난 봄날..

카테고리 없음 2020.11.08

가을 이삭을 담다 .....

Stjepan Hauser 그의 쓸쓸함이 뚝뚝 묻어 나는 Adagio .. 그만의 첼로 선률을 그토록 크게 흠모(欽慕) 하던 나의 낱알들 .. 세상의 보통 벼들과는 남다른 범접(犯接) 불가의 감성 이삭들 .. 기품과 품위를 간직한채 주간(株間)과 조간(組間)을 따라 끊임 없이 .. 내게로 달려 들어 한알 한톨 알알이 눈맞춤을 뒤로 하고는 .. 174여일 간의 특별하며 애틋하기 까지 했던 여정 나날들을 .. 새로운 종이장 기억속 저편 소소히 크레용 으로 그려지며 남겨져 간다 .. 오래 살아가는 것은 그리 중요치 않다 , 삶을 살아 가는 동안 .. 얼마나 행복 하고 의미 있게 살았는 지가 중요할 뿐이다 .. 고뇌(苦惱) 하며 상처 받은 올해의 벼알들 오래도록 기억할 겄이다 .. 쓰임새"(Use) ,, 오늘의..

카테고리 없음 2020.10.10

그 여름의 잔상(殘像) .....

곡마단(曲馬團) 앞잽이 차림의 엿가위질 소리와 함께 세찬 도지기가 쏟아진다 .. 고물 장수는 길가던 누런 바랭이를 짊어진 지팡이를 짚은 동냥아치와 함께 ,, 정미소(精米所) 왕겨간 안으로 비를 피해 리어커를 급히 몰고 들어 간다 .. 짧은 빗줄기는 금새 샛바람을 타고 그 어딘가로 빗물방울 거품 처럼 사라졌다 ,, 다시 해가 제 자리를 찾아 뜨거운 햇살로 세상을 뜨겁게 훤히 밝힌다 .. 단수수 모가지는 거칠고 세찬 소낙비 빗발에 그만 한발 넘게 땅 가까이 기울어 있다 .. 먹구름이 지난 자리 초가이엉 썩은새 물이 고인 쇠비름 밭고랑 안으로 ,, 살이 오른 , 추녀 도랑 물을 타고 오른 미꾸라지의 용틀거림 뒤로 흙탕물이 제법 이다 .. 쨍한 햇볕을 찾아 통직스런 아카시 나무 쇠털뭉치가 밖힌 둥치를 찾아 나선..

카테고리 없음 2020.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