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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번째 가을을 그리다 .....

마감동(馬甘同) ... 2021. 11. 10. 09:50

 

먹(墨)빛 하늘은 결국 가을비를 벼이삭 위에 쏟아내고 있었다 ..

계절의 흐름 그 안에서의 유회는 끝이 바래져 가고 있다 ..

지난 밤  무르익은 달빛 아래로 기러기와 재두루미가 왔다 ..

약속의 땅 비행의 앞섶 그들만의 재잘거림은 그저 황홀하다  ..

먼 기억의 언저리 흑백의 그림 같았던 날의 잔상이 보여진다 ..

갯마을을 찾아 불던 그 날의 잔 바람 뒤로 목선(木船)이 찾아 든다 ..

밴댕이 오젓육젓을 싣고 갯골을 타고 애써 스며들던 낡은 새우젓배 ,,

게 구멍 사이 펄바닥 위로 목선과 갯뚝을 잇는 송판위의 걸음이 바쁘다 ..

짠내그득 새우젓독은 금새 바닥을 들어 내고 미련없이 그들은 떠났다 ..

짠물 밴 무거운 목선을 다시 밀어 띄우던 그 바람이 그립다 ..

그 바람이 일던 날 쌀독을 나온 묵은쌀은 건건이 밥반찬이 되어왔다 ..

돌아 오는 길 그날의 바람결 속 들판의 정경은 변함없이 그대로 이다 .. 

그 바람이 여기 이곳 우벌에 다시 벼이삭 위로 세차게 불어 든다 ..

소금빛 송글몽글 새우젓 , 그 바람을 머금은 햇쌀밥이 식탁에 오른다 .. 

Hans Zimmer - Tennessee" 그 감동의 선율에 밥꽃(稻花)을 피웠었다 ..

바람기억 그림같던 습작(習作)의 나날들 빈논 위로 홀로이 거닌다 ..

매화마름 노랑꽃창포의 봄 꽃물 , 여름 말잠자리의 날갯짓 소리 ,, 

근본과 뿌리를 결코 내려 놓을수 없는 삶 의 연속성이 살아 쉼쉰다 ..

나는 그곳에서 나를 찾고 나의 선친들을 그리워 하며 그 논위에 서 있다  ..

알알이 여믄 낟알 에서 나만의 정체성과 세상살이의 의미를 찾아본다 ..

종의 다양성과 세상의 모든 가치를 담뿍 담은 나의 논에서 그것을 찾는다 ..

콩이 춘복이 발걸음이 배어 묻어나는 나의 벼알들 오래 기억 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