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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單獨一身) 이다 !!! .....

고난(苦難)의 시간 ,, 황량(荒凉)의 시절 ,, 재난(災難)의 시대 ... 창고(倉庫)안 연약하고 덜 크고 부등깃 으로 자라 걱정 스럽던 어린 황조롱이 .. 어엿한 큰새가 되어 바람칼로 상수리나무 가지 사이를 소리없이 지나친다 .. 할머니와 겨끔내기로 돌보고 키워진 나무의 끝은 하늘과 맞닿는다 .. 그 가지끝 하늘위 녀석만의 간결함과 절제의 미(美) 정지비행 날개짓 으로 고요가 깃든다 .. 늦은 점심 ,, 나박김치 , 잡곡콩밥 반공기를 비워 쥐코밥상 , 식탁을 혼자 물리고 , 지나온 한해의 흩어진 고형물(固形物) 고엽(枯葉)을 갈무리 하여 불을 놓아 태워 본다 .. 나무들 사이로 계절풍을 따라 딩구는 온갖 낙엽은 괄퀴살을 비켜내지 못한다.. 살사리꽃 , 코스모스의 한들거림이 녹아 내린 길가 쓰러진 삭가..

카테고리 없음 2020.12.24

그 비인 다랑(畓)에 서다 .....

탈곡기(脫穀機) 풍구 바람을 타고 검불과 티끌이 벼끌 거미줄 위에 내려 앉는다 얀마(yanmar) 석유 발동기는 연회색 연기를 내뿜으며 온 힘 동력(動力)을 발산 한다 타마구(tar) 를 듬뿍 멕인 피대 벨트는 쩍쩍 소리를 내가며 출렁 거리며 돌고 돈다 그 큰 , 힘차고 우렁찬 소리에 맞추어 장정들의 발길 손길도 그저 바쁘다 지게 작대기를 꽂아 키를 더 키운 지게를 짊어진 이들이 논둑으로 줄서간다 흙빛 국방색 작업복 맨발 지게위 늘어진 볏이삭단이 몹시 버겁게 보인다 고단한 삶의 무게가 검게 그을린 가느다란 힘겨워 보이는 장단지 에서 묻어 났다 새벽녁 품꾼을 싣고 달려온 흑말마차가 여물통 앞으로 콧바람을 내며 다가온다 지친 놈의 엉덩이엔 채찍에 의한 선명한 선홍빛 상처가 그대로 나 있었다 녀석은 지난 봄날..

카테고리 없음 2020.11.08

가을 이삭을 담다 .....

Stjepan Hauser 그의 쓸쓸함이 뚝뚝 묻어 나는 Adagio .. 그만의 첼로 선률을 그토록 크게 흠모(欽慕) 하던 나의 낱알들 .. 세상의 보통 벼들과는 남다른 범접(犯接) 불가의 감성 이삭들 .. 기품과 품위를 간직한채 주간(株間)과 조간(組間)을 따라 끊임 없이 .. 내게로 달려 들어 한알 한톨 알알이 눈맞춤을 뒤로 하고는 .. 174여일 간의 특별하며 애틋하기 까지 했던 여정 나날들을 .. 새로운 종이장 기억속 저편 소소히 크레용 으로 그려지며 남겨져 간다 .. 오래 살아가는 것은 그리 중요치 않다 , 삶을 살아 가는 동안 .. 얼마나 행복 하고 의미 있게 살았는 지가 중요할 뿐이다 .. 고뇌(苦惱) 하며 상처 받은 올해의 벼알들 오래도록 기억할 겄이다 .. 쓰임새"(Use) ,, 오늘의..

카테고리 없음 2020.10.10

그 여름의 잔상(殘像) .....

곡마단(曲馬團) 앞잽이 차림의 엿가위질 소리와 함께 세찬 도지기가 쏟아진다 .. 고물 장수는 길가던 누런 바랭이를 짊어진 지팡이를 짚은 동냥아치와 함께 ,, 정미소(精米所) 왕겨간 안으로 비를 피해 리어커를 급히 몰고 들어 간다 .. 짧은 빗줄기는 금새 샛바람을 타고 그 어딘가로 빗물방울 거품 처럼 사라졌다 ,, 다시 해가 제 자리를 찾아 뜨거운 햇살로 세상을 뜨겁게 훤히 밝힌다 .. 단수수 모가지는 거칠고 세찬 소낙비 빗발에 그만 한발 넘게 땅 가까이 기울어 있다 .. 먹구름이 지난 자리 초가이엉 썩은새 물이 고인 쇠비름 밭고랑 안으로 ,, 살이 오른 , 추녀 도랑 물을 타고 오른 미꾸라지의 용틀거림 뒤로 흙탕물이 제법 이다 .. 쨍한 햇볕을 찾아 통직스런 아카시 나무 쇠털뭉치가 밖힌 둥치를 찾아 나선..

카테고리 없음 2020.07.23

나를 찾아 떠나 간다 .....

공중 제비의 날렵한 사냥 비행 , 마파람에 바지랑대 끝 빨강 잠자리의 운명이 위태 롭다 , 저토록 멋진 비행 저리도 어여뿐 잠자리의 자태 , 이 두종(種)의 쫒고 쫒기는 삶 ! ! ,, 이성(理性)이 이념(理念)을 갈라 놓던 시각 , 보존과 보전 더는 없었다 . 거짓과 허구의 세상 , 그 자체 이다 ,, 의지(依支) 하고 믿고(信) ,, 고(告) 하고 싶은 대상 ,, 어른이 사라진 이 세상 이다 .. 지속가능 이라던 사회적 욕구도 점차 희미 해져 감이다 내 마음의 이상향(理想鄕) 또한 자꾸만 멀어져만 가고 있는 듯 하다 . 바람이 미류나뭇잎을 간지러 주는 그곳으로 찾아 나선다 .. 고담(古談) 스러우며 아취(雅趣)한 잎새 수수함의 극치 , 그 나뭇가 로 간다 .. 여전히 아직껏 주인을 무시 하는 늙은말(..

카테고리 없음 2020.07.15

개밥바라기별 .....

하루의 긴 여운을 뒤로 하고 해가 기울고 , 이 땅의 모든 견공(犬公)들이 그리도 기다리는 시간 ! ! .. 개들의 저녁 식사 시간 ,, 개밥 바라기 별 , 샛별" 금성"이 솟아 오를 시각이 되어 갑니다 .. 우리 집 책임 지킴이 콩이를 위시로 , 집안의 정서와 분위기 메이커 봄이 , 새로운 녀석 강문리 !! .. 나와 우리 가족들을 찾아와준 그저 고마운 아이들 ! ! , 특별한 녀석들 만의 저녁 만찬을 준비 했습니다 ,, 개밥 바라기별은 해가 기울며 ,, 하루의 수고스러움의 보상 , 자신을 밥통(바라기)에 던져질 먹이가 채워 지기를 기다리며 온종일 올려다 바라 보는 별빛의 신호 저녁 식사 시간 이라고도 합니다 .. 지난 이른 봄 ,, 3월 초 어느날 이었습니다 ,, 제가 경작 하는 모든 논의 상태를 둘..

카테고리 없음 2020.04.26

곡우(穀雨) .....

해가 기우는 곡우(穀雨) 사리 조기떼의 울음 소리가 맷돌포구 모래섬 넘어로 가득하다 .. 마지막 햇볕이 쏟아진 자리 상채기를 내고 하얀 수피 껍질을 벗겨낸 통직한 거수목 영인산 거자수(자작나무)는 영험한 맑은 약제수액을 끊임없이 뱉어 냈다 .. 그날이 도래 했다 , 곡우 물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찾아 들었다 .. 바람이 바뀐 행담섬 주변으로 조기떼를 쫒는 풍선(風船) 들이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며 뱃머리 앞으로 상괭이(시욱지) 들이 물위로 뛰어 오르며 물살(船首波)을 갈라 가며 어선(漁船)을 이끈다 봄볕이 쏟아져 내린다 , 갈대밭 용해가에 바람이 일더니 길죽하고 파릇한 잎새기 에서 소리가 난다 .. 소리쟁이 잎이 연한 바람을 타고 초록의 내음을 풍겨 내며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이끈다 .. 그 ..

카테고리 없음 2020.04.20

반(飯/밥) 반(返/돌아오다) , 새 밥(食)을 짓다 .....

꼬들 꼬들 조청속 숨어있는 무우를 뒤져 끊임없이 입에 채워 넣는다 .. 간혹 ,, 씹히는 마른호박의 맛은 더 더욱 특별하며 감칠 스러웠다 .. 그 맛은 ! ! , , 눈이 하얗게 내려준 , 내리는 깊어가는 겨울밤 이어야 만 했다 .. 그 밤 ! ! , , 한입 두입 크게 베어 먹은 삼립 보름달 카스테라 빵 모양의 달이 떠야만 하며 ,, 동쪽 하늘가 , 그 달빛 아래 샛별이 그윽한 빛을 발하는 차가운 밤 종이 창호에 덧댄 ,, 조각 유리창 밖으로 흑백 티브이의 불빛을 찾아든 거먹줄백이 암고양이가 새끼를 한마리씩 입에 물고 방문을 긁어 추위를 피해 방안으로 들어 오던 그 시각 이어야 만 했다 .. 교이(膠飴) ,, 즉 . 찹쌀을 당화 시켜 조청과 엿의 중간쯤 으로 물에 녹으며 황갈색의 무른엿 ,, 이당(飴糖..

카테고리 없음 202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