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苦難)의 시간 ,, 황량(荒凉)의 시절 ,, 재난(災難)의 시대 ... 창고(倉庫)안 연약하고 덜 크고 부등깃 으로 자라 걱정 스럽던 어린 황조롱이 .. 어엿한 큰새가 되어 바람칼로 상수리나무 가지 사이를 소리없이 지나친다 .. 할머니와 겨끔내기로 돌보고 키워진 나무의 끝은 하늘과 맞닿는다 .. 그 가지끝 하늘위 녀석만의 간결함과 절제의 미(美) 정지비행 날개짓 으로 고요가 깃든다 .. 늦은 점심 ,, 나박김치 , 잡곡콩밥 반공기를 비워 쥐코밥상 , 식탁을 혼자 물리고 , 지나온 한해의 흩어진 고형물(固形物) 고엽(枯葉)을 갈무리 하여 불을 놓아 태워 본다 .. 나무들 사이로 계절풍을 따라 딩구는 온갖 낙엽은 괄퀴살을 비켜내지 못한다.. 살사리꽃 , 코스모스의 한들거림이 녹아 내린 길가 쓰러진 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