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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먼 기억의 그날을 추억 하다 .....

마감동(馬甘同) ... 2022. 9. 19. 07:20

흙빛깔 갯물을 가르는 발동 목선 뱃머리에 선수파(船首波) 가 인다

한뿌리 , 솟벌섬을 지날 무렵 상괭이 시욱지 母子는 뱃전 물결에 몸을 맡긴다

교행 , 항행하는 똑딱선 고깃배가 지나며 파도가 겹쳐 큰 파랑이 인다

흔들리는 뱃전위 나는 할아버지의 손을 더욱 크게 움켜쥔다 .,

둔포천 조개섬 행이나물 농바리의 빛이 검붉게 타오르며 커간다 ..

신비스러움의 갯빛깔은 가을이 머지 않음을 이야기 하려한다 ..

큰달 큰물이 차오를 무렵 배동받이를 끝낸 논은 경이롭기 까지 하다 ..

되돌아 오는 , 소금기 솟은 갑판위엔 황강달이젓갈 항아리가 자리를 채웠다 ..

그날의 감흥이 어젯밤 꿈속에 펼쳐지어 종일 황홀감에 젖어 취한다 ..

여물어 가는 볏이삭 , 잘삭혀진 고운 빛깔의 황세기젓갈 단지 독 ,,

세월이 흘러 감에 더욱 또렸해 지는 지난날의 기억들이 좋다 ..

하루가 익어 저무러갈 무렵 , 이 시간 후투티 한쌍이 찾아든다 ..

특별하며 논리적이고 멀쩡한 녀석들 , 그들이 줄지어 찾아든다 

가을 문턱을 넘은 벼이삭 , 근본은 쉽게 생겨나지 않는다 ..

지적이고 그저 감성적인 모나지 않은 늙음을 맞이하고 싶다 ..

한참 만에 뵈은 내 할아버지는 황금빛 젓갈을 세 독이나 내게 남기고 

어디론가 홀연이 김장밭을 일궈야 하신다며 바람처럼 사라져 가셨다 ..

그 분만의 , 발길 숨결이 고인 , 그 분이 남긴 논으로 봄이와 함께 나선다 ..

또 한번의 가을을 위한 서정 적이며 고혹적인 볏이삭을 위한 ,

음악과 노고를 챙겨들고 저녁 가을바람이 이는 논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