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 윤 곤강님 ... 장돌뱅이 김 첨지가 노는 날은 늙은 당나귀도 덩달아 쉬었다 . 오늘도 새벽부터 비가 왔다 . 쉬는 날이면 당나귀는 더 배가 고팠다 . 배가 고파 쓰러진 채 당나귀는 꿈을 꿨다 . 대문이 있는 집 마룻판 마구에서 구수한 콩죽밥을 실컷 먹고 안장은 금빛 , 고삐는 비단 목에는 새로 만든 방울을 달고 하늘로 훨훨 날아 가는 꿈이었다 ... 이 싯귀 속의 늙은 당나귀가 그저 너무나 애처롭다 .. 요즈음의 내가 아닌가 해서 인가 보다 ,, 감금(監禁) , 갇혀 지내야 하는 자유를 잃은 , 영혼을 잃고 헤메이는 듯 해서 일게다 .. 배고픔 , 허기에 지쳐 야성의 자유를 내려 놓고 , 배 부른 구속을 택한 당나귀의 현실에 나약해 진다 . 순치(馴致) , 길들여져 살아가는 삶이란 이런 것..